서론에 이은 보고서 작성요령 2편입니다. 추후 작성할 시리즈는 내용편, 구성편, 양식편, 기타사항편 등이 있습니다. 내용과 구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분리해서 작성할 예정입니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저에게 보고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내용"이라고 하겠습니다. 내용에 관련된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로또 1등 당첨 방법'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A, B가 각각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A가 쓴 보고서는 비문(문법에 어긋난 문장)이 곳곳에 있고, 줄간격도 일정치 않고, 단어마다 글자 크기도 다릅니다. 하지만 로또 1등에 당첨될 수 있는 신박한 방법을 적어 놓았습니다.
B가 쓴 보고서는 문법에 어긋나는 문장도 없고, 줄간격과 글자 간격도 일정하고, 오탈자도 없고 누가 보더라도 깔끔하게 잘 작성하였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니 로또 1등 당첨과는 거리가 먼 로또의 역사, 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의 근황 등을 적어 놓았습니다.
A와 B 중에 보고서를 잘 쓴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여러분은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저는 A라고 생각합니다. 보고서는 생각을 전달하는 표현 방식의 일종이고, 본질은 내용이기에 목적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각설하고,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보고서가 가장 잘 쓴 보고서일까요?
추상적인 이야기부터 먼저 해보겠습니다. 직장인 사이에서 보고서와 관련된 진부한 말이 있습니다. '가장 잘 쓴 보고서'는 '상사가 마음에 들어 하는 보고서' 혹은 '상사가 원하는 대로 쓴 보고서'다 라는 말입니다. 이건 당연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이것도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보고서의 제목을 로또 1등 당첨 방법으로 정했습니다. 위에서 설명했을 때 보고서는 내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로또 1등 당첨 방법에 대해 정확히 설명한 보고서가 잘 쓴 보고서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상사가 원하는 내용이 로또의 역사, 1등된 사람의 근황이라면 A보다는 B가 칭찬 받을 것입니다. 물론, 극단적인 예시지만, 실상에서는 보고서를 적는 실무자와 상사의 사소한 의견 차이부터 큰 의견 충돌까지 갈등이 많습니다. 내가 생각했을 때는 분명 이 내용이 맞는데 상사는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상사가 아니라고 말하면 아닌 겁니다.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서 한가지가 결정되었습니다. 보고서에 들어갈 내용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닌 상사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아무리 잘나도, 보고서는 상향식 문서이기 때문에 상사 마음에 들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상사가 마음에 드는 보고서를 적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상사가 보고서에 관련된 지시사항을 말할 때 정확히 들어야 합니다. 녹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회사 환경에 따라 녹음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메모를 적극 활용하셔야 합니다. 두번째,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중간중간 상사에게 확인 받는 것입니다. 상사는 한 명의 부하직원에게 지시를 내리지 않습니다. 그리로 본인이 말한 지시사항을 일일이 기록 해둘까요? 대부분의 상사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동일한 주제에 대해서 어제의 지시사항과 오늘의 지시사항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보고서를 완성하기 전에 중간보고는 필수입니다. '당신의 이러이러한 지시로 이렇게 작성을 하고 있는데 이 방향으로 작성하는게 맞을까요? 혹시 수정이 필요할까요? 필요하다면 어디를 어떻게 수정을 할까요?'의 질문에 상사의 피드백을 받는 것입니다. 회사 임원에게 보고하거나 특별한 이슈가 아닌 이상, 상사는 내가 생각하는만큼 내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상기시켜 주는 것입니다. 잊지 마십시오. 보고서는 상사의 생각을 투영하는 거울입니다.
이제는 내용 채워 나가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보고서는 내용이 가장 중요하고, 상사의 생각을 담아야 하고, 여기까지는 알겠습니다. 백지상태에서 어떻게 내용을 채워야 할까요?
처음에는 백지의 보고서를 어떻게 채울지 막막합니다. 보고서 작성 숙련도가 증가하면 그때는 어떤 내용을 버려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보고서의 내용을 채울 때는 전임자가 작성한 자료, 타기관 자료, 해외자료, 논문, 서적 등을 많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이미 수 많은 사람이 고민하고 솔루션을 제시 해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내 입 맛에 딱는 솔루션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파생하여 작성하다 보면 정답에 가까워질 겁니다.
비교, 차이의 내용을 적을 때는 우리 조직의 현황 뿐 아니라 회사 내 다른 조직의 현황, 더 큰 범위로는 타사 현황 등 전체에서 우리 조직이 어느정도 되는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상사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조직 이외의 정보를 아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상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큰 시야를 가지고 데이터에 접근해야 합니다. 수치를 기재해야 할 때는 반드시 공신력 있는 곳에서 추출한 데이터여야 하고, 출처를 반드시 적어야 합니다. 보고서 안에 출처를 적을 수 없다면 따로 기록 해 놓으시기 바랍니다. 사실, 보고서에서 글 몇 자 적는 것보다 데이터를 추출하고 가공하는 것이 더 힘듭니다^^;
보고서를 작성할 때 모두가 잘 아는 내용을 정리해야 할 때도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미지의 분야를 개척해가면서 써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인사이트가 많이 필요합니다. 평소에 신문도 많이 읽고, 책도 많이 읽고, 다방면에 관심을 가져가면서 내공을 쌓으시기 바랍니다. 모든 내용을 기억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 그때 그 자료 거기 있었지' 정도로만 기억해두면 보고서 작성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내용과 관련해서 쓰고 싶은게 많지만... 추후에 다른 편을 작성하면서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편] 보고서 작성요령(서론)
모든 직장인이라면 고민할 주제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보고서인데요. 회사에서 보고서 작성 지시를 받았을 때 머리가 새하얗게 변하는 경험을 한번쯤 해 본 적 있을 겁니다. 기존에 양식이 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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